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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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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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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PC로…PDA로…아님 휴대폰으로 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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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이라지만, 다른 일로 바쁜 이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고운 단풍 구경에, 또 홀로인 젊은 남녀들은 눈내리는 계절을 함께 날 짝을 찾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서점 갈 짬이 없다는 핑계는 더이상 말이 안된다. 컴퓨터를 켜면 빛나는 청동거울처럼 지난 시대와 우리 시대의 삶의 흔적을 치열하게 그려가는 소설들이 쏟아진다. 낙엽이 내려앉은 호숫가 벤치에서 피디에이(PDA)로 내려받은 이순원의 <은비령>을 읽으며 가없으면서도 덧없는 인연의 의미를 곱씹을 수도 있다.
인터넷으로 들어간 소설가들=한꺼번에 대표적 작가 110명이 인터넷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10일 문을 연 ‘소설의 마을’(enoveltown.com)은 문순태, 구효서, 이문열, 이인화씨 등이 참여하는 ‘이노블카페’와, 한국소설가협회와의 제휴 아래 100명의 소설가들이 글을 쓰는 ‘이노블마트’를 운영한다.
오프라인에서 이미 팔아오던 책들을 파일로 만든 전자책(e-book)과는 개념이 다르다. 발표 안 된 신작을 소설가들이 연재 형식으로 온라인으로 내보내고, 독자들과 소통하며 줄거리에 변화를 주기도 하는 등 새로운 실험이 전개된다. 문순태씨가 <자살여행> 연재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작가 100여명이 앞다퉈 작품을 써내려가고 있다.
‘조은커뮤니티’(novel21.com)에서도 신작소설이 네티즌에게 손짓한다. 배수아씨의 <일요일 스끼야끼 식당>은 “속편은 언제 나오느냐”는 독자들의 채근에 시달린다. 이 사이트는 절판된 고전소설 등을 피디에프(PDF) 파일로 제공한다. 박영한씨 등이 작가 재망생들의 습작소설을 품평해, 출신 작가들이 신춘문예로 등단하기까지 한다.
전자책, 책 이상의 책=한국지식정보컨텐츠산업협회가 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이북라이프’( www.ebook.or.kr는 발행된 전자책을 대부분 아우르고 있다. 1천여권의 정보통신 관련 자료집과 한국문학작품 등을 공짜로 읽을 수 있다. 엠피3(MP3)로 듣는 ‘오디오북’ 9권도 무료다.
온라인 책은 읽기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이북’(hiebook.com)·‘와이즈북’(wisebook.com)· ‘바로북’(barobook.com)·‘드림북’(dreambook.dreamwiz.com) 등은 수만권의 전자책을 제공하면서 동영상 화보집, 엠피3 수필 등도 판매하고 있다. 움직이는 그림을 곁들인 플래쉬동영상 사이트인 ‘동사모’(dongsamo.co.kr)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음성합성기술(TTS)은 시각장애인들을 독서의 세계로 이끈다.
이처럼 전자책은 오프라인 책의 30~50%에 불과한 가격 외에도, 인터넷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로 손짓한다.
전자책은 이제 피시, 피디에이, 전용단말기를 떠나 휴대전화 단말기로도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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